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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생활

폐목재 예술가들, 그들이 나무를 대하는 자세

by choi-kkomi23 2025. 4. 15.

1. 버려진 나무를 보는 특별한 눈: 폐목재 예술가의 시작

사람들은 대부분 버려진 나무를 보면 '쓰레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폐목재 예술가들을 만난 이후, 그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들은 남들이 눈길도 주지 않는 나무 조각에서 예술의 가능성을 발견합니다. 저는 우연히 작은 목공 작업실을 운영하는 한 예술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작업실 한 켠에는 모양도 크기도 제각각인 폐목재들이 쌓여 있었죠. 일반인이 보기엔 그냥 폐자재 더미 같았지만, 그에게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재료였습니다.

그 예술가는 저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무가 처음부터 예뻤으면, 나는 이걸 예술로 쓰지 않았을 거예요."

이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습니다. 폐목재 예술은 단순히 재료 재활용이 아닙니다. 시간의 흔적, 상처, 오래된 결 자국, 페인트 자국까지 모두 작품의 일부가 됩니다. 오히려 그 거칠고 낡은 모습이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폐목재 예술가들은 나무를 바라보는 시선부터가 다릅니다. 일반인들은 상처 난 목재나 페인트가 벗겨진 나무를 ‘고장 난 것’이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예술가들에게 그런 흔적은 살아온 시간의 증거이고, 그 자체로 표현의 재료가 됩니다.

저는 예술가의 작업 노트를 본 적이 있었는데, 거기에는 “이 목재는 아이 방 책상으로 쓰였을 것 같다”는 식의 짧은 메모가 적혀 있었습니다. 상상력이 단순한 나무 조각에 생명을 불어넣는 걸 보고 감탄했죠.

그들은 물건을 고를 때도 "새 제품 vs 오래된 제품"이 아니라, "이걸 다시 살릴 수 있나?"라는 기준으로 먼저 생각합니다. 이런 철학은 단순히 가구를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방식 그 자체였습니다.

 

폐목재 예술가들, 그들이 나무를 대하는 자세

2. 작업실 풍경 속 철학: 폐목재가 주는 감정과 에너지

그 작업실을 처음 들어갔을 때, 공기부터 달랐습니다. 새 나무 향이 아닌 오래된 나무 냄새, 철거 현장에서 묻어온 먼지, 시간이 켜켜이 쌓인 나무의 향이 섞여 있었습니다. 저는 그 공간 안에서 사람들이 나무와 대화하는 모습을 직접 보았습니다.

폐목재 작업실의 가장 큰 특징은 '각기 다른 재료'입니다. 어떤 목재는 오래된 문짝, 어떤 것은 오래된 책장, 또 어떤 건 팔레트에서 떼어낸 조각입니다. 예술가들은 그 목재를 손에 쥐고 천천히 만져봅니다. 손끝으로 질감을 느끼고, 결을 따라 쓰다듬으며, 어떤 작품으로 탄생시킬지 상상합니다.

한 예술가는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목재가 어디서 왔는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생각해보면 더 애착이 생긴다."

폐목재 작업실은 그 자체가 질서 있는 무질서였습니다. 겉보기엔 마치 난장판처럼 보이지만, 예술가들은 각각의 목재 위치와 쓰임을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저는 한 예술가가 오래된 서랍판 하나를 꺼내며 “이건 2년째 기다리고 있는 재료예요”라고 말하는 걸 듣고 놀랐습니다. 그들은 '목재마다 적절한 순간이 있다'고 믿고 있었고, 억지로 작업을 하지 않았습니다.

세월을 품은 느낌, 거칠지만 따뜻한 존재감, 자연스러운 스크래치 하나까지 의미를 가집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감성 목공'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친환경 예술이라는 게 단순히 자연을 보호하는 것만이 아니라, 물건에 이야기를 더하는 작업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3. 폐목재가 작품이 되는 순간: 업사이클링 예술의 탄생

작품 제작 과정을 지켜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기존 틀을 완전히 깨는 디자인'이었습니다. 시중 가구나 공장 제품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독특한 조합, 형태, 색감이 폐목재 업사이클링 작품에서는 자연스럽게 나오더라고요.

한 번은 오래된 책상 다리, 팔레트 상판, 낡은 계단 조각을 연결해 독특한 콘솔 테이블이 만들어지는 걸 봤습니다. 그 과정은 마치 퍼즐을 맞추는 것 같기도 했고, 조각 예술을 보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제가 본 업사이클링 작품 중 하나는 정말 놀라웠습니다. 다 쓰고 버려진 어린이 침대 프레임을 잘라낸 후, 좌식 책상으로 재탄생시킨 작품이었죠. 남은 자투리 나무는 벽면 데코 패널로 활용됐고, 전체적으로 따뜻한 우드톤 공간이 완성됐습니다.

핸드메이드 예술의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같은 폐목재라도 사용하는 사람,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상상력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옵니다. 업사이클링 가구는 그래서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단 하나의 작품입니다.

폐목재 디자인은 정형화된 틀에 갇히지 않습니다. 색이 바래도, 모양이 울퉁불퉁해도, 흔적이 있어도 그대로 활용합니다. 오히려 그런 자연스러움이 공간에 감성을 더해주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멋스러워집니다.

 

4. 나무와 함께 살아가는 삶: 폐목재 예술가들의 진짜 가치

폐목재 예술가들의 공통된 특징은 '느림'입니다. 요즘처럼 빠르게 소비하고 버리는 시대에, 그들은 천천히 손으로 만들고 오래 쓰는 삶을 지향합니다. 직접 만나본 예술가들은 모두 "나무와 오래 지내는 법"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환경 문제나 자원 순환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었고, 삶의 방식 자체가 '지속 가능함'을 중심으로 짜여 있었습니다.

그중 한 분은 자신이 만든 가구를 되팔지 않고, 필요한 사람에게 기부하거나, 지역 어린이 미술관에 전시용으로 제공한다고 했습니다. “나무는 누군가에게 쓰이기 위해 존재해야죠”라는 말이 마음에 깊이 남았습니다.

저는 그 말이 참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연도, 나무도, 사람도 결국 오래될수록 더 가치가 있다는 걸 배운 느낌이었습니다.

진짜 친환경은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의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걸 저는 그들을 통해 배웠습니다.

당신도 언젠가 버려진 목재를 만난다면,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상상해보세요. 거기에 당신만의 감성과 손길을 더한다면, 그 나무는 다시 살아나서 새로운 시간을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